코로나바이러스 (미국에서는 COVID - Coronavirus Diease 19의 줄임말로 말한다)가 발생한 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코로나와 함께한 일상이 길어도 한 2년 정도 지난 것 같이 느껴지는데, 벌써 3년이 지났다니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간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5월 11일에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Cvoid-19 Health Emergency) 종료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공식적으로 팬데믹 (Pandemic)에서 앤데믹 (Endemic)으로 전환하면서 여태까지 정부가 부담했던 코로나19 관련 비용을 환자 개인에게 넘어갈 예정이다.
사실 작년부터 최근 일상생활에서 주변 사람들을 보면 코로나는 없어진 앤데믹같이 느껴진다. 마스크착용 없이 실내에서 활동, 비대면근무 감소, 코로나로 인해 못 갔었던 여행수요급증 등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점점 없어진다.
발생하자마자 무서운 전염력으로 전 세계를 공포스러웠던 2020년, 오미크론과 함께 가장 심했었던 2022년, 아직 진행 중이지만 엔데믹을 향해가는 2023년. 지난 3년 동안 코로나가 나에게 뺏어간 것과 남긴 것을 기록해 본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내가 잃은 것
가족
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가 한창 심했었던 작년 이맘때쯤, 한국에 계신 할머니께서 코로나에 걸리셔서 입원치료를 받으시는 도중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 2주전까지 화상채팅을 했을 때도 건강하신 모습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코로나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믿기지가 않았다. 코로나가 한창 심해 해외입국자들은 의무적으로 3일 이상 자가격리 및 코로나검사가 시행되었을 때라 현실적으로 장례식 일정에 맞춰서 갈 수가 없었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미국에서 태어났을 때, 당시 멀리 한국에서 손주를 직접 보러 오셨는데, 나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할머니 장례식을 갈 수 없는 상황이 너무 슬펐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많이 주셨던 할머니에게 나는 제대로 보답도 못 해 드렸는데, 마지막 가시는 길에 직접 같이 할 수 없었지만 멀리서 마음으로 잘 보내드렸다. 그나마 코로나가 발생하기 직전 2020년에 한국 가서 인사드리고 손녀딸도 보여드렸을 수 있어서 위안을 삼는다.
소중한 경험
코로나가 한창 심했었던 2021년 2월, 우리 둘째가 세상에 나왔었다. 내가 알기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해 병원에서 보호자인 나만 와이프와 입실을 허락했었다. 문제는 당시 주변에서 첫째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저녁에 딸을 픽업하러 갔었어야 했다. 점심쯤에 진통이 와서 입원 후, 어린이집에 양해를 구하고 픽업 마감시간이 지난 저녁까지 병원에 같이 있었다. 세상에 갓 나온 둘째 얼굴은 보고 탯줄은 내 손으로 자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내가 병원에 있을 때는 나올 소식이 없었다. 결국 첫 째 아이 픽업시간이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출산현장에 같이 못 있는 아쉬움과 함께 나왔고, 내가 나간 뒤 2시간 뒤에 세상에 나왔었다.
인간적 접촉
코로나 발생 후 하고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가족과 주변 지인들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 내가 싱글이거나 혼자 지냈으면 만났을 텐데, 같이 사는 가족 특히 아이들이 나 때문에 감염될까 봐 걱정되어서 주변사람들과 만남을 단절했다. 회사는 재택근무로 전환되고, 다니던 체육관도 그만 다니고, 실내시설들도 많이 닫아서 집에만 오래 있으니 답답했다.
그래도 먹고살려면 식료품은 필요하니 일주일에 한두 번 마켓에 장 보러 갔었는데, 장 보러 가는 게 그렇게 신나게 느껴졌을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여담으로 미국에서 휴지공급 부족과 사재기 때문에 휴지대란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이가 없지만 그때는 나도 그렇고 사람들이 정말 휴지 사재기에 혈안이 되어있었다.
그나마 나는 가족과 같이 있어서 서로 의지가 되고 외롭지는 않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정말 외롭고 답답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이 외에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손실이나, 건강 상태 악화등을 겪었지만, 다행히도 나와 우리 가족은 아직까지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건강히 잘 지내며, 경제적 손실 또한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내가 얻은 것
재택근무
코로나로 인해서 원격 업무가 확대되고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었다. 나 같은 경우는 코로나 발생 후 2년 동안은 재택근무하고 작년부터 하이브리드 (Hybrid: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 혼합하는 업무방식)로 전환되어 일주일에 3번 사무실 출근한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미국에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유지하다가 오미크론 이후에 업그레이드된 백실출시와 코로나 감소로 인해서 하이브리드 근무로 전환시켰다. 그래도 재택근무가 검증된 이후 트렌드가 되어서 요새 미국에서 일자리를 검색해 보면 하이브리나 재택근무 (Remote Work) 일자리가 많이 보인다.
이메일, 전화, 메신저등 원격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무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재택근무로도 업무가 가능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사무실 출근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이제는 재택근무로 다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왜 굳이 출퇴근 준비, 이동시간을 써서 사무실까지 가서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거기다가 사무실 출근하면 코로나에 대한 노출이 커지는 반감도 컸다.
그래도 나와 와이프가 재택근무가 가능해서, 코로나 발생 후 처음 1년은 딸을 집에서 보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딸이 우리의 손이 많이 필요한 만 3살이어서 서로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잘 봤지만 (와이프가 많이 고생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가족 간의 유대감을 깊어졌던 것 같다.
향상된 위생 수준
코로나가 일상이 된 이후로는 밖에 나갈 때 정말 예민할 정도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했다. 지금 생각하면 미안한데 어린 딸이 놀이터나 밖에 나가서 호기심에 아무거나 다 만지고 다니면서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만졌을 때, 걱정되는 마음 때문에 혼냈었는데 참 코로나가 원망스러웠다. 아이들은 밖에 나가서 이것저것 만지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건데, 괜히 밖에서 놀다가 코로나에 걸려 아플까 봐 예민해진 아빠가 되어버렸다.
우리 가족은 아직도 회사, 학교, 실내에 갈 때는 마스크 착용하고 수시로 Hand Sanitizer (손소독제)를 바르다. 밖에 나가서 주변을 돌아보면 이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쓴다. 미국은 코로나가 한창일 때도 마스크 착용에 대해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오히려 마크스 착용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내가 출근하는 회사에서는 거의 10명 중 1명이나 그 이하 정도 쓰는 것 같고, 딸 학교 같은 경우는 10명 중 2-3명 정도 쓰는 것 같다. 아직까지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Asian (동양인)들이 많다. 우리 가족은 위생에 더 신경 쓴 편인지 그래서인지, 코로나도 안 걸렸을 뿐만 아니라 감기도 덜 걸렸었다.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
미국은 아무래도 나라가 크고 인종이 다양한 나라이다 보니 한국에 비해서 유행과 변화가 느리다.
코로나19 이후 자연스럽게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게 되었다. Zoom 미팅, microsoft Teams 미팅등이 활성화되면서 재택근무나 하이브리드 업무가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병원에 가서 대면 의료를 했어야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비대면 의료 옵션도 많이 늘어서 편리해졌다.
코로나 전에는 음식배달이 한국처럼 잘 활성화되지 않았었다. 코로나로 인한 셧다운으로 식당들이 배달오더만 가능했었을 때 도어대시 (Doordash), 우버이츠 (Uber Eats)등 같은 배달회사들 매출이 많이 늘었다. 우리 집도 매일 집밥만 먹기 지겹고, 육아하느라 식사준비가 늦어질 때 Doordash로 배달음식을 종종 시켜 먹었는데, 코로나가 없었으면 Doordash를 이렇게까지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리 코로나가 인해서 얻은 것도 있지만, 그래도 코로나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는 날이 왔으면 한다. 그나마 작년까지는 학교도 닫고 비대면 수업이었지만, 다행히도 우리 딸이 Kindergarten (유치원) 입학할 때는 대면수업으로 전환되었다. 고학년 아이들은 비대면 수업이 가능하지만, 어린아이들한테는 아무래도 비대면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지내면서 얻는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라도 대면수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코로나 덕에 가속화된 비대면,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좋은 점이 있긴 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처럼 코로나 걱정 없이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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